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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은 강동아트센터와 공연제작사 설앤컴퍼니(대표 설도윤), 극단 산(대표 윤정환)이 공동 기획, 제작해 처음 선 보이는 작품이다.
남녀노소, 국경을 초월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포츠인 축구를 소재로 마임, 브레이크 댄스, 아크로바틱, 마샬아츠, 비보잉 등 다양한 액션과 웃음이 한데 어우러진 비언어극이다.
프라이팬으로 능수능란하게 공을 막아내는 주방장과 경쾌한 점프, 재빠른 턴으로 골 문을 가르는 발레리노, 공중격파를 하듯 힘차게 공을 차 넣는 태권소년 등 축구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특기를 축구에 접목시켜 그야말로 묘기 같은 퍼포먼스를 웃음과 감동에 버무려 선사한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극의 시작은 이렇다. 한 시골 마을의 축구팀. 경기에 나가기만 하면 패하기 일쑤다.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마저 패하고 팀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빈 경기장에 주장만 홀로 남는다. 이때 그 앞에 능수능란하게 공을 다루며 나타난 한 소녀. 둘은 의기투합해 새로운 축구팀을 결성하기로 하고 오디션을 개최한다. 여기서 선발된 선수들이 바로 주방장, 간호사, 태권소년, 발레리노 등 축구와는 별반 상관없는 인물들. 하지만 오합지졸들이 모여 황당하고도 유쾌한 연습 과정을 거치면서 어느 순간 자신만의 특기를 축구에 접목시키고 독특한 기술을 개발해 나가며 승리를 향한 집념을 다져가게 된다.
무대 위에서 공을 가지고 벌이는 퍼포먼스이다 보니, 아슬아슬한 스릴감과 시종일관 뛰어다니는 박진감은 자연스레 동반된다. 여기에 주인공들의 능청스런 연기는 호쾌한 웃음까지 선사한다.
‘하이킥’이라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도 극의 내용과 비슷하다. 각기 뛰어난 재능을 가진 배우들이지만 무대 위에서 공을 자유자재로 다뤄야 하다 보니 익혀야 할 기술도 많을뿐더러 충분한 연습이 필요했다. 지난 2010년 4월 작품 개발에 돌입해 트레이닝 팀을 구성하고 국내 및 해외 오디션을 거쳐 출연진을 선발했다. 전직 축구선수 및 코치, 태권도 선수, 넌버벌 퍼포먼스 배우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모았고, 특히 태국 오디션을 통해 세계선수권 대회 및 동남아시아 경기 대회 세팍타크로 금메달리스트 2명을 선발해 작품의 특성을 살리는데 큰 힘을 보탰다.
처음 6개월간은 하루 10시간씩의 강행군을 통해 마임, 댄스, 아크로바틱, 볼 컨트롤 등의 기본 동작을 마스터했다. 다음은 2단계로 장기 공연을 위한 체력 강화를 위해 피지컬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로 각자 캐릭터에 맞게 다양한 액션과 전문기술을 익히며 완벽한 액션을 완성하게 됐다. 트레이닝 기간 동안 출퇴근시간마저도 연습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교통수단 이용을 금지했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혹독한 트레이닝을 이끈 기술 코치진도 달인들로 뭉쳤다. 한국마임협의회 부회장과 마임공작소 ‘판’의 대표 고재경이 액팅 코치로, 한국 세팍타크로 국가대표 선수 및 코치를 역임한 고문석이 볼 콘트롤 트레이너로, 점프, 난타의 배우로 활약한 윤정열이 마샬아츠와 아크로바틱 트레이너로, 대한민국 대표 비보이 그룹 라스트 포 원의 리더 조성국이 비보이 트레이너로, 풋볼 프리스타일(football freestyle : 머리, 상체, 다리 등의 신체로써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은 채 자유자재로 공연해 보이는 일종의 축구 묘기) 세계 랭킹 2위인 전권이 프리스타일 축구 트레이너로 활약했다.
‘하이킥’의 사커 퍼포먼스를 생동감 있게, 때로는 박진감과 긴장감 있게 표현해내는 데에는 음악의 힘을 빼 놓을 수 없다. 미국 내 방송, 영화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곡가 우디 박(Woody Pak)이 작품 제작 전 과정을 함께하며 액션에 음악을 입혔다. 드럼, 심벌즈, 캐스터네츠 등을 비롯, 브라질의 베림바우(Berimbau), 일본의 타이코드럼(Taiko Drum) 등 강한 음색과 경쾌한 리듬을 구사하는 다양한 타악기를 이용해 액션과 음악이 밀착된 완성도 높은 극을 만들어냈다. 특히 신나는 탭과 경쾌한 사물놀이로 만드는 축구경기 실황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한편, ‘하이킥’은 강동아트센터가 개관을 기념해 연말까지 선 보일 총 12개 작품 중 하나이다. 강동아트센터는 제작극장의 인프라를 갖추고 민간예술단체와 제작극장과의 결합을 통해 대관위주의 기존 극장을 탈피한 새로운 공연제작의 모델로 정착하겠다는 계획이며,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되는 시설인 만큼 관람료를 일반 공연장보다 저렴하게 책정해 누구나 부담 없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