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지난 6일(현지시간) 스위스프랑의 이상강세 현상을 저지하기 위해 대(對) 유로화 고정환율제(페그제)라는 초강수를 꺼내들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안전자산(safe havens)을 물색하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개입 이전까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침체와 재정위기가 계속되자 금, 미국 등 주요국 채권 등과 함께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스위스프랑으로 돈줄이 흐르며 사상 최대의 스위스프랑 강세 현상이 수개월 동안 계속됐었다.
그러나 이번 스위스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유로화 대비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사흘 만에 약 9% 가량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새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노르웨이 크로네(NOK), 호주 달러(AUD), 그리고 신흥경제국 채권 등이다.
노르웨이 크로네와 호주 달러는 두 나라의 금리가 비교적 높고, 세계경제 위기의 영향권으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점 때문에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보완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스위스 금융당국의 발표 이후 유로화의 크로네 대비 환율은 3% 가량 떨어져 8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주 달러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호주산 원자재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로 호주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신흥경제국들의 채권도 투자자들의 고려 대상이 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의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는 한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과 칠레,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의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