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이 일제히 금리를 동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한국은행을 비롯해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들의 잇단 기준금리 동결은 하반기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 중앙은행들의 금리 동결 소식을 전하면서 "이는 정책의 중심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서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금리를 바꾸기가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는 전날 김중수 한은 총재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한국의 8월 인플레이션이 주로 식품 가격의 급상승으로 인해 3년만에 가장 높은 5.3%를 기록했으며,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인 4%를 8개월 연속 상회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HSBC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 웰리안 위란토는 한은의 조치를 위장된 통화정책 완화로 규정하면서 한은이 인플레와의 투쟁 보다 성장 지원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크레딧 스위스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프라이어-완데스포드는 "한은이 점증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는 추가적인 인플레를 유발해 8월 현재 4.8%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 5월에 7.8%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한뒤 기자회견에서 "올해 물가목표치 4.0%를 달성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