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5일 국채위기와 금융시장 동요로 몸을 앓는 유로존의 하반기 성장이 당초 예측 보다 둔화되고, 올해 4분기엔 성장률이 더 낮아져 연말 께엔 사실상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침체(recession)'에는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이날 발표한 `잠정경제전망(IEF) 보고서'에서 유로존 17개국의 3분기 성장률이 0.2%, 4분기엔 0.1%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에 내놓은 춘계 보고서에선 유로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4%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또 EU 27개 회원국 전체 성장률도 3분기와 4분기 모두 0.2% 씩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덕분에 당초 예측한 유로존 17개국의 올해 1년 간 성장률 전망치 1.6%엔 변동이 없을 것이며, EU 27개 회원국 전체 성장률도 1.6%로 전망치보다 0.1% 낮아지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수요가 억제된 가운데 국채위기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이 동요하고 이로 인해 실물경제마저 위협받았다"면서 "여기에다 미국의 경기회복과 재정적자 문제가 어두워지는 등의 외부환경이 악화돼 유럽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올리 렌 경제ㆍ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경제의 성장 전망이 악화됐으며 연말에는 사실상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렌 집행위원은 "통상적으로 금융위기에서 회복되는 과정은 속도가 느리고 굴곡이 많다"면서 "그러나 유럽 경제의 성장이 둔화는 될지언정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이날 보고서에서 유럽 상위 7개국의 올해 성장 전망을 수정했는데, 독일은 2.9%로 춘계 보고서 예측치(2.6%) 보다 유일하게 높아졌다.
반면에 프랑스는 1.8%에서 1.6%로 이탈리아는 1%에서 0.7%로, 네덜란드는 1.9%에서 1.6%로, 영국은 1.7%에 1.1%로 각각 낮췄다. 스페인(0.8%)과 폴란드(4%)는 당초 전망치가 유지됐다.
한편, 유로존의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당초 예상치보다 0.1% 낮은 2.5%로 완화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관리목표치인 2%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장-클로드 크리셰 ECB 총재는 성장 약화 전망을 감안해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었다. ECB는 올해 4월 이후 금리를 0.25% 씩 두 차례 올려 현재 금리는 1.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