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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경제 3.6% 저성장 예상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삼성경제연구소(소장 정기영 사장)는 내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각각 3.5%, 3.6%의 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각 기업에 전 세계의 각종 불확실성에 대비해 '위기경영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의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2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12년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한국경제와 관련해 "올해 성장 둔화를 지나 내년에는 저성장으로 갈 것"이라며 "올해 예상 성장률은 4.0%, 내년은 3.6%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예상하는 '4% 중반'과는 1%포인트 가량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어느 전망치에 맞춰 내년 경영 계획을 세울지 주목되고 있다.

그는 내년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는 이유로 수출, 내수, 정부 등 3대동력의 냉각을 지적했다. 즉, 주동력인 수출은 세계 경기 둔화로 증가세가 위축되고, 보조동력인 내수는 수출 둔화를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예비동력인 정부도 경기 부양 여력이 약화하고 재정 지출 확대가 어려운데다 물가상승 부담으로 금융완화 정책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부문별로는 전통적인 수출 산업인 자동차, 석유화학이 주춤하고, 반도체는 올해가 워낙 바닥이라 내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민간 소비도 올해 2.8% 증가에서 내년 2.7% 증가로 다소 부진하고, 물가상승률도 3.4%로 올해보다 1%포인트 둔화하되, 서비스 가격은 올라갈 것으로 봤다.

금리는 4.5%에서 4.4%로 하락하고, 원화는 올해 평균 1천93원에서 내년 1천60원으로 강세를 보이며, 국제 유가는 올해 배럴당 105달러에서 내년 90달러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9%, 올해 3.8%, 내년 3.5%로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봤다.

선진국 가운데 미국은 작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3%, 유로지역은 0.8%포인트 하락한 0.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본은 올해 마이너스 0.7%에서 내년 1.7%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신흥국은 올해 6%에서 내년 5.6%로, 이 가운데 중국은 올해 9%에서 내년 8.6%로 각각 0.4%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정 소장은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영 환경이 예상되고 금융 불안이 지속되며 실물경제도 냉각할 전망이어서 이에 대비한 경영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경제가 좋지 않으면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세계 각국이 규제를 강화할 것인 만큼 이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위기경영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