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이런 날 정전돼서 휴장 되면 한전이 칭찬받을 텐데…”
“도대체 바닥이 없다”
“나름 신중히 생각한다고 했는데 순간 혹해서 샀다가 망했다. 눈물난다”
“심리적으로는 코스피 1,500이 붕괴됐다”
“이제는 그 어떤 호재도 과연 긍정적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답습한다”
“먼동이라도 터오는 게 보여야 할 텐데 개미들의 피해가 걱정이다”
23일 주가가 대폭락하며 1700선까지 무너지자 포털사이트 증권 게시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투자자들의 탄식과 한탄, 절망, 공포, 눈물 등이 담긴 글이 쏟아졌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아비규환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 됐다.
정전으로 주식시장이 멈추는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를 바랄 정도로 많은 투자자들이 이날 주가 폭락으로 인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최근 계속된 금융시장의 불안과 코스피 하락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다고 믿고 투자를 하거나 돈을 회수하지 않고 끝까지 반등을 노렸던 투자자들은 이날 주가가 폭락으로 핵폭탄급의 날벼락을 맞았다.
바닥이라고 믿었던 코스피 1,700선마저 붕괴되자 투자자들에게는 이제 ‘백약이 무효’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각국의 정책 대응도 이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앞으로 어디까지 떨어질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 지지선으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650선이 거론되고 있지만, 각종 대외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서 사수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사실 오늘의 증시 대폭락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이 되었던 일이다. 유럽 은행들이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상황을 보였고,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라고 불리는 중국의 경제지표마저 부실하게 나타나 간밤 미국과 유럽 주가지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700선까지 무너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코스피 1,700선은 지난달 폭락장에서 두 차례나 마지노선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한 네티즌은 제일2저축은행장이 투신자살 소식을 언급하며 트위터에 “주식 폭락으로 자살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 돈이 뭔지 안타깝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