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그리스 국민 10명 중에 6명 가량은 자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이 있지만, 그리스 국민들은 디폴트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는 것.
여론조사업체 `라스 서베이'가 현지 주간 `투 파론'의 의뢰로 지난 13~15일 1천2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59%가 디폴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여론조사업체인 `알코 폴'이 비슷한 시기에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자국의 디폴트를 예상하는 응답자가 57%로 절반을 넘었다.
그리스 정부는 계속해서 "국제사회로부터 구제금융을 계속 받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정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며 디폴트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여론은 이와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 등 일부 언론은 유로존이 그리스의 `질서있는 디폴트'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고조시켰다.
이와 관련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자국 공영방송 ADR TV에 출연, "유로안정화기구(ESM)가 가동되고 나면 언젠가 국가도 은행처럼 파산하는 상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 당장 그리스가 디폴트에 처할 가능성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ESM은 현재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유로존의 구제금융 체계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를 대체해 오는 2013년 중반 가동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