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럽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지식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고 BBC가 28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마리 게이건-퀸 EU 연구ㆍ혁신ㆍ과학담당 집행위원은 내년부터 대학과 연구단체, 기업 등 1만6천곳을 지원하기 위해 약 60억파운드(약 11조원)의 자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게이건-퀸 집행위원은 이 과정에서 연구비 지급 절차를 단순화하는 것은 물론, 2014년까지 단일화된 '유럽 연구지역'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도 대학과 주요 기업,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새로운 지식기반 산업을 만드는 '혁신 클러스터' 지역을 조성하고자 300억파운드를 투입하겠다는 구상이 발표된 바 있다.
이런 움직임은 금융위기로 없어진 일자리를 디지털 산업 같은 새로운 지식기반 업종의 부흥을 통해 다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애플이나 페이스북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사례가 이런 구상의 사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에 의하면, 2008년 금융위기 탓에 1천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그중 절반은 미국에 있던 일자리였다.
디지털 산업이 기존 산업에 비해 10분의 1 정도 밖에는 일자리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고든 데이 회장의 지적처럼 지식 산업을 부흥시켜도 기대만큼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지만, 호세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혁신과 교육, 기술이야말로 문제이자 해결책"이라며 "더 지능적인 형태의 성장을 통해 우리의 경제를 '재부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럽에서 지식경제 구조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 일부는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얀 뮤엘파이트 마이크로소프트(MS) 유럽 회장은 우리나라의 사례를 들며, 한 세대 전에 의식적으로 교육 수준 향상에 집중 투자한 결과, 현재 유럽 국가들이 한국으로부터 자동차와 TV를 수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