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지난 달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14억3천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가게 됐지만, 수입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세를 보여 앞으로의 무역수지 전망을 어둡게 했다.
전달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흑자 규모가 두 자릿수를 회복하며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회복세를 보였지만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둔화됐다.
또한 올해 들어 지난 3·4분기까지 무역 규모가 총 8천94억7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돼 올 한해 사상 첫 1조 달러 목표 달성이 유력해졌다.
품목별로는 지난 달에 이어 석유제품,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제품 등의 수출이 계속해서 호조를 보였지만, 반도체, 액정디바이스, 무선통신기기 등 IT산업의 부진은 계속됐다.
1일 지경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471억1천800만 달러, 수입은 456억8천3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수출과 수입이 각각 19.6%, 30.5% 증가했다. 또한 수출 증가율은 8월 25.9%에서 9월 19.6%로 낮아진 반면, 수입 증가폭은 28.9%에서 30.5%로 확대되면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8월(4억8천만 달러)에 비해서는 약 9억 달러 증가했지만 작년 동월(44억1천만 달러)에 비해서는 29억7천만 달러 가량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는 14억3천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경부는 "수입이 30% 늘면서 월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유로존 위기 확산, 미국 경기 회복세 둔화 등 대외적 불확실성에도 수출이 약 20% 증가하면서 두 자릿수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56.8%), 자동차(40.0%), 일반기계(40.2%), 철강제품(39.6%) 등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반도체(-4.2%), 액정디바이스(-5.1%), 무선통신기기(-7.5%), 선박(-32.7%) 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미국(15.9%), 유럽연합(EU)(11.2%)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반면, 중국(20.5%), 아세안(43.2%) 등 개발도상국과 일본(48.7%)으로의 수출은 성장세를 계속해서 유지했다.
수입의 경우, 가격 상승 등으로 원유(56.7%), 가스(104.0%), 석탄(73.4%, 코트 및 재킷(106.0%) 등 의류(37.9%)와 돼지고기(99.7%), 쇠고기(34.0%) 등 육류(51.9%)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경부는 "대외환경 악화와 기저 효과로 4분기 이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흑자 규모가 확대되기는 어렵지만 연내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가능할 전망"이라며 그 시점을 12월 초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