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韓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빠질 가능성 커져"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주요 수출대상국이 경기침체에 빠져들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률 하락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김동환 선임연구위원은 3일 `성장-물가의 딜레마와 정책대응' 보고서에서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고 물가가 급등하자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는 성장동력이 저하되는 현실에서 우리 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가 구조적인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더욱 힘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요 수출대상국이 경기침체에 빠져들고 있어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총수요가 확대될 모멘텀을 발견하기 어렵고 여기에 생산재 수입물가마저 오르면서 경기하락과 물가상승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총수요 확대정책을 쓰면 물가가 더욱 상승해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반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장기불황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일정기간 지속되면 총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이에 따라 생산, 고용, 물가가 동시에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경제성장이 공급 측 제약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공급능력을 높이는 산업-노동-금융정책의 조합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