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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보가 아니라 사실이지만, 많은 이들은 사실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아니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IT의 혁신을 이끌며 세상을 놀랍게 변화시킨 그의 일생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추모의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2004년 처음으로 건강상 문제를 공개한 이후 수년간 췌장암 투병을 해왔고, 최근 CEO에서 사임한 것도 건강 악화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그의 사망이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징조가 많았지만, 그리고 최근에는 병색이 완연하고 피골이 상접한, 그래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거동조차도 불편해보이는 스티브 잡스의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가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그럼에도 안타까움과 충격, 슬픔을 추스리며 네티즌들은 IT업계의 선구자요 혁신의 아이콘, 이 시대의 천재, 진정한 최고경영자로 불린 한 사람에 대해 추모 메시지를 계속해서 인터넷에 올리고 있으며, 그를 추억하는 동영상이나 사진, 글귀 등도 트위터 등 SNS 사이트를 통해 급속하게 퍼나르고 있다. 애플의 iPad 제품 이름을 차용해 'iSad'(저는 슬픕니다)라는 글이 트위터를 가득 메우기도 했다.
트위터리안 '@lovelykh'는 잡스 사망 소식에 대해 "충격적이다. 믿어지지 않는다"며 "아니 믿고 싶지 않은 것일 지도 모른다"고 애도했다.
트위터리안 '@giringrim'는 "잡스는 훌륭한 기업가 이상의 탁월한 인물이자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트위터리안 '@_alicechoi'은 "인생을 짧고 굵게 살다 갔다. 잡스는 세상을 바꾼 천재였다"며 "지금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스마트한 세상, 아이폰의 혁신을 잊지 않겠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일부 네티즌은 암투병을 하며 몰라보도록 수척해진 모습이 아닌 건강한 잡스의 사진과 동영상을 퍼나르며 잡스를 애도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연설을 비롯한 수많은 명언과 프레젠테이션 등도 인터넷 상에서 연관 검색어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미국 애플 공식홈페이지가 잡스 생전의 건강했던 모습을 흑백사진(위의 사진)으로 올린 것에 대해 한 트위터리언(rob****)이 “애플 메인의 잡스 사진을 저장하려니 파일명이 t_hero.png…the hero!”라고 쓴 글은 빠르게 리트윗(재전송)됐다.
한 네티즌(won****)이 올린 열정적이고 영감이 넘치는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동영상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학계 등 유명 인사와 IT업계도 추모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공식 트위터(Ahnlab_man)는 잡스 사망 소식에 대한 속보를 전하며 “한 시대가 저무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의 유산은 남아있을 것이다. 울컥하다”고 전했다.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patriamea)에 잡스의 유명한 명언을 인용하며 “스티브 잡스 별세. ’Stay Hungry, Stay Foolish’를 생각하며 그를 추모한다”라고 썼다.
한편, 지난달 미국 언론 CBS뉴스의 트위터 '왓츠 트렌딩'가 잡스가 사망했다는 오보를 냈을 때처럼 사망 소식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트위터리안 '@shamonde'은 "잡스의 사망 소식이 오보이기를 바란다"면서도 "애플과 함께 살아온 그의 인생이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아쉬워했다.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PC)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새로운 개념의 운영체제(OS)를 만드는 등 애플의 혁신과 성공을 이끌었다. 애플에서 쫓겨나듯 물러난 뒤 픽사(Pixar)에서 놀라운 애니메이션 영화를 선보여 '역시 잡스'라는 평가도 받았었다. 특히 신개념 음악감상 서비스 '아이팟', 전화만 주고 받는 휴대폰을 ‘손안의 PC’로 스마트하게 완전 변신시킨 '아이폰', 시공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을 즐길 수 있게 만든 태블릿PC '아이패드' 등 세계를 완전히 뒤집어 놓고 IT 업계를 혁신으로 이끄는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애플을 이 시대 세계 최대 기업으로 우뚝 세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8월24일 애플 CEO에서 물러난 지 40여일만에, 애플이 아이폰4S를 내놓은 지 하루만에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