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고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석유, 금속, 농산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1년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6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국제원자재 가격지수인 CRB 지수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293.28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0월 19일 292.98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CRB지수는 경기 호조 속에서 지난 4월29일 연중 최고치인 370.56을 기록했지만, 이후 각종 악재들이 터져나오면서 불과 반년도 채 지나기 전에 20% 넘게 하락하며 1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은 주요 농산물과 기초금속 그리고 국제유가 전 부문에서 이뤄졌으며, 특히 국제유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종가 기준 두바이유 선물가격은 지난달 말 배럴당 98.64달러로 7개월여 만에 100달러대가 깨졌다. 이후로도 반등하지 못하고 3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4일 95.6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지난달 30일 79.20달러로 일주일 만에 80달러 아래로 내려앉은 뒤 연일 추가 하락하면서 4일 75.6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최저치다.
런던ICE선물시장 기준 브렌트유는 4일 99.79달러로 100달러선이 무너졌다.
옧수수, 콩, 밀과 쌀 등 곡물 가격도 줄줄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종가 기준 옥수수 선물가격은 부셸당 587.75센트로 지난해 12월16일 587.40센트 이후 가장 낮았다. 9월 한 달간도 전월말 대비 21.8%가 떨어져 올해 들어 월간 단위로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대두(콩) 선물가격도 부셸당 1천160센트로 지난해 10월11일 1천152.40센트 이후 약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맥(밀)과 쌀 선물가격은 9월 한 달간 각각 18.2%와 9.3%의 낙폭을 기록했다.
구리, 주석, 알루미늄, 아연 등 기초금속 가격 역시 전 품목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LME) 종가 기준 구리 현물가격은 9월 한 달간 전월말 대비 무려 24.3%가 빠졌고, 지난 4일에는 t당 6천785달러로 지난해 7월16일 6천650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석 가격도 세계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수출중단 발표에도 불구하고 9월 한 달간 16.68% 급감했으며, 알루미늄과 아연도 각각 12.6%, 18.8%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