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수비르 랄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담당 과장은 5일(현지시간) "국제 금융위기가 다시 온다고 해도 한국에는 국제수지(BOP) 위기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랄 과장은 이날 워싱턴 DC 소재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국경제 단기전망 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정책당국이 폭넓은 위기관리 수단을 보유하고 있고, 정책을 집행할 여지가 있으며,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4%가 될 것이며, 내년에는 4.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랄 과장은 한국의 국내외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시장의 상황이 악화되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속에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건설경기 둔화 및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등 하방 위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의 경제기조를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랄 과장은 내년 경제운용 기조에 대해 "내수 부문을 더욱 확대하고, 정책금리는 경제상황에 따라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게 적절하며, 통화정책의 긴축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가 언급한 `중립금리(neutral rate)'는 경제가 인플레나 디플레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이다. IMF는 물가상승률 3%와 잠재성장률 4%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중립금리를 4% 수준으로 보고 있다.
랄 과장은 중기적 차원에서 한국 경제의 생산성은 노년층 증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환율유연성을 확대하고 서비스 분야의 시장 개방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