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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회장, 메가뱅크 재시동 ... HSBC 한국법인 서울지점 인수 물밑 작업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인수 무산 이후에도 계속해서 `메가뱅크(초대형은행)'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산은은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시중은행 한 곳을 인수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매물로 나오는 해외은행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산은의 민영화와 관련해 강 회장은 최근 미국 방문길에서 골드만삭스로부터 "산은이 기업공개(IPO)를 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약속도 얻어낸 상태다.

이러한 강 회장의 의지가 국내 최초의 메가뱅크의 탄생이라는 결실로 나타날지가 주목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금융은 민영화와 한국 챔피언뱅크 추진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소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강만수 회장도 구체적인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산은금융지주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국내 시중은행은 홍콩상하이은행(HSBC) 한국법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HSBC가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산은이 접촉에 들어갔다"며 "산은 내부에 인수팀이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잘되면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SBC 한국법인은 현재 서울, 경기, 대전, 대구, 부산에 1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산은지주는 지난달 말 HSBC에 서울지점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달 초 양사 고위 임원간 접촉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지주가 HSBC 서울지점을 인수할 경우 현재 60개이던 지점망이 71개로 늘어난다.

산은지주의 HSBC 한국법인 서울지점 인수 여부는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의 ‘메가뱅크’ 전략 달성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개인 수신 기반 확충과 국내에서 적극적인 M&A로 몸집을 불려가면서 해외 매물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적당하다고 판단되면 해외은행 인수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

강 회장은 이와 관련해 "현 상황은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이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곧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강 회장은 지난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일본 등에 비해 국내 금융기관이 낙후돼 있고 규모도 작아 국제무대에 나가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라며 메가뱅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별 경제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이번에 우리가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덧붙여 외국 은행의 구조조정을 적극 이용해 메가뱅크를 만드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지난달 29일 다이렉트뱅킹 `KDBdirect' 출범 기자간담회에서도 메가뱅크를 만들기 위해 다른 금융기관과 인수합병(M&A)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나타냈었다.

강 회장은 이날 타 금융기관 인수 계획에 대해 묻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M&A를) 생각하고 있고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강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인수는 무산됐지만 계속해서 국내외에서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아시아 리딩뱅크를 만들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