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물가가 뛰어 물가안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0%, 전달보다는 3.7%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월 이후 최고이고, 전달 대비로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입물가 상승은 국제 유가의 오름세와 함께 9월 한 달 사이 10.6%나 급등한 원ㆍ달러 환율 상승이 이끌었다.
수입물가는 2∼3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월부터 소비자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환율 상승은 기름 값 상승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격(세전)은 ℓ당 890원에서 900원대 초반에 머물렀다가 9월 들어 940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달 들어서는 97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8월 22일 ℓ당 2,010.88원까지 떨어졌다가 13일 2,045.96원로 오르며 계속해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 포도와 파인애플, 블루베리, 키위 등 수입 신선식품의 가격도 환율 영향으로 9월 한달간 10%가량 올랐다.
특히 8∼9월 0%의 세율이 적용되던 바나나, 파인애플에 대한 할당 관세가 이달부터 다시 30%로 돌아서 가격 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발 인플레이션인 '차이나플레이션'도 우리 소비자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6월에 6.1% 오른 뒤 7월 6.4%, 8월 6.5%, 9월 6.2%로 4개월째 6%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중국 물가가 1%포인트 오를 때 국내 수입물가가 0.64%포인트 상승하며 이는 국내 소비자 물가를 0.06%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입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부처별로 소관 품목의 가격동향을 지켜보고 있고 업계나 협회를 통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원가가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에 반영될 수 있겠지만 물가에 대한 부담이 분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의 불안이 원ㆍ달러 환율을 높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 원자재 가격을 안정시켜 물가 상승 압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환율 변동성이 크겠으나 기조적으로 절상 움직임으로 보이며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