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들의 수수료 수준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출도 안전한 가계대출에만 몰두하면서 높은 수수료로 서민들의 돈을 긁어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서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으면서 공적 기능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거래은행 고객이 같은 은행 지점 간 계좌이체를 할 때 국내 은행들은 10만원 미만의 소액 이체를 대부분 무료로 해주고 있지만,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은 은행 창구에서 단돈 1만원을 자행이체(같은 은행 지점 간 이체)하더라도 1천500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1천원이다.
자동화기기(ATM) 자행이체 수수료는 영업시간 후라도 국내 은행이 대부분 무료인데 비해 3개 외국계 은행은 똑같이 600원을 부과하고 있다.
타행이체 수수료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 모두 창구를 이용한 타행이체 수수료가 금액에 상관없이 3천원으로 은행권 최고다. 한국씨티은행이 2천원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더구나 한국씨티은행은 100만원을 넘는 고액 이체 수수료가 무려 4천원에 달한다.
영업시간 후에 ATM 타행이체 수수료가 2천원을 넘는 은행도 외국계 은행들뿐이다. 한국씨티은행의 고액 이체 수수료는 2천100원에 달한다. SC제일은행은 10만원만 넘어도 2천원을 받는다.
외국계 은행들은 수수료뿐만 아니라 모든 방면에서 철저히 `공익 외면-이윤 극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은 순이익이 수천억원에서 1조원 이상에 이르고 있지만 기부에는 인색하기 그지 없다.
론스타가 인수한 후 받아간 배당액이 1조7천99억에 달하는 외환은행은 지난해 사회공헌으로 지출한 돈이 213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의 272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씨티은행은 더 심각해 79억원을 내놓았다. 시중은행 중 최하위권이다.
지난해 3월 금융당국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인하를 요청했을 때도 일부 외국계 은행은 이를 외면했다. 대출도 안전한 가계대출만 늘리면서 중소기업 대출에는 인색하기만 한 모습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국내에 들어온 외국기업이 수익성만을 추구하며 공익 기능이나 기부 등을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에서 수익을 창출한다면 그 구성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 또한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