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올해 초 인수를 통해 한 그룹이 된 KT와 비씨(BC)카드가 기존 카드사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정보통신기술(ICT)과 카드 가맹점 운영 역량을 융합한 모바일카드로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도 모든 카드결제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KT와 BC카드는 24일 KT 광화문 사옥 1층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CT·금융의 융합을 통해 카드결제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며, 세계 모바일 결제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기존의 카드 발급 사업이 아니라 모바일 결제 프로세싱 사업을 하겠다며 최근 사회 문제로 부상한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문제, 소액 결제 문제에 대한 해법을 IT·금융 융합에서 찾자고 제안했다.
모바일 카드를 도입하고, 스마트폰·태블릿PC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카드결제 처리 과정을 효율화하면 신용카드 발급 및 발송, 매출 처리 프로세싱, 카드 단말기 구입·운영 등에 드는 비용 중 연간 9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KT와 BC카드는 플라스틱카드를 모바일 카드로 대체하고, 제약조건 없이 모든 카드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종이 전표를 없애는 이른바, '3무(無) 금융서비스'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KT와 BC카드는 중소상인의 매출 증대를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 BC카드의 가맹점 네트워크에 KT의 '올레캐치캐치', '올레톡'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디지털 사이니지·IPTV 등 지역밀착형광고 플랫폼, 소규모 상호의 창업 및 경영 컨설팅 서비스인 '올레타운' 등을 통합한 중소가맹점 지원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소액결제 문제를 모바일 카드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카드에서 여러 건의 소액결제를 모아서 일정금액 이상이 되면 묶어서 매출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가맹점들이 소액결제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액결제 비용 효율화를 도입해 가맹점뿐만 아니라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을 준다는 방침이다.
또 카드 단말기가 없어서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재래시장에 신용카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마케팅 솔루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카드는 별도의 카드 단말기 없이도 스마트폰 등 스마트디바이스로 손쉽게 결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래시장 상인과 고객이 모두 쉽게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와 BC카드는 소규모 매장과 재래시장에서도 신용카드 사용이 활성화하면 중대형 매장 위주로 진행됐던 쿠폰·포인트·할인 등 마케팅이 중소상인 매장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BC카드는 "현재 카드사마다 결제처리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중복투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KT의 ICT 역량을 기반으로 어떤 금융사들도 BC카드의 결제 프로세싱을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프로세싱 사업자'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KT와 함께 세계 결제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KT가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 일본의 NTT도코모 등과 함께 진행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사업에 참여하는 등 세계 시장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하지만 모바일 카드가 보편화되기에는 해킹 및 분실위험, 기존 카드사의 협력, 모바일 결제망 보급 등 여러 가지 풀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아직 모바일 카드가 초기 단계지만 오는 2015년에는 가장 대중적인 결제 수단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지갑 대신 스마트폰만 가지고 다니면 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