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저축은행 '6천억대 불법·부실대출' 연루 38명 기소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비리 수사결과, 6천억원대의 불법·부실대출 혐의가 드러나 이에 연루된 38명이 기소됐다.

보해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해 온 광주지검 특수부(신호철 부장검사)는 2일 브리핑을 통해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수사에서 모두 38명을 기소(법인 포함ㆍ21명 구속)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수사에 착수한 광주지검 특수부에 의해 오문철 행장과 박종한 전 행장, 대주주인 보해양조 임건우 전 회장 등 은행과 모기업 경영자들이 구속됐을 뿐 아니라 금융감독원 직원, 전ㆍ현 함양군수, 브로커, 사채업자, 회계사 등이 대거 적발됐다.

범행을 주도한 박종한, 오문철 전현직 보해저축은행장과 대주주 임건우 등 3명과 공모한 5명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문철, 박종한 보해저축은행 전현직 은행장은 각각 3천 4백억원과 천7백억원 상당의 부실대출을 해주는 등의 혐의로, 임건우 대주주는 보해양조에 420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또 부실대출 차주의 자금 추적 과정에서 전현직 함양군수인 천 모씨와 이 모씨가 각각 개발 사업 인허가 편의 제공 명목으로 6천만원과 2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밝혀냈다.

보해저축은행 금융비리 규모는 부실대출 3천400억원, 자기자본을 초과한 거액신용공여 1천900억원, 개별차주 여신한도를 초과해 불법 대출된 930억원 등 모두 6천억원에 달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8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저축은행 부실을 묵인한 금감원 직원의 금품수수, 사채업자들의 390억원대 특별이자 수령행위 등 불법사실도 드러났다.

부실 운영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자동차와 아파트 구입자금 등 금품을 수수한 전현직 금감원 간부 등 3명은 각각 특가법 상 뇌물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정 모 금감원 부국장은 지난해 7월 오씨로부터 금감원 검사 편의 제공 명목으로 승용차 대금 4천 백만원을 받고, 검사 과정에서 부실 대출 2천억원을 정상 대출로 평가했으며, 이 모 금감원 전 부국장도 같은 명목으로 3억 3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수사결과 드러났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 수사정보를 알려준 대가로 2천만원을 받은 검찰 수사관 김 모(45)씨도 알선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보해저축은행이 은닉한 재산 33억 4천만원도 추적, 확보해 예금보험공사에 통보, 보전조치토록 했다.

검찰은 이로써 보해저축은행 비리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했지만,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대출을 받고 도주한 브로커 이철수(53)씨와 금감원 직원을 소개해준 브로커 홍 모씨 등 2명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리고 뒤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보해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조원으로 전국 104개 저축은행 총 자산(84조원)의 약 0.9%, 수신액 9천924억원, 여신액 1조800억원에 이르지만 지난 2월 19일 영업정지돼 현재 예스저축은행으로 편입됐다.

보해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인해서 5천만원 초과 예금자 4천155명의 초과액 합계 315억원과 후순위채 매입 피해액 100억원 등 415억원을 예금자보호법상 보호받지 못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공사는 이와 관련, 2만6천여건 예금주에게 3천700여억원의 가지급금을 지급하고 3천900여건 해당자들에게 1천260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