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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글로벌, 파산 전에 이미 수차례 경고 받아

최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미국 선물거래 중개회사 MF글로벌이 4개월 전부터 금융당국 등으로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경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MF글로벌은 대외적으로 자기 회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회사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금융당국 등에서도 MF글로벌에 대해 수차례 경고를 해왔지만, 결국 파산을 막지는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MF글로벌이 지난달 31일(이후 현지시간) 파산보호 신청을 한 이후 지금까지 나온 여러 증언을 토대로 MF글로벌이 처했던 상황을 재구성한 결과, 금융당국은 이 회사에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유럽 국가들의 국채 거래와 관련된 위험에 대해서도 수차례 경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보도했다.

MF글로벌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 전까지 주로 거래를 했던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MF글로벌이 지난주 고객의 자금을 금융당국 몰래 다른 곳으로 이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기관의 업무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MF글로벌은 파산보호 신청을 한 날 아침까지도 고객의 자금부족 상황을 CME나 금융당국에 알리지 않았다. 따라서 이런 사실을 CME그룹은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결국 코자인 대표나 MF글로벌의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지적을 받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MF글로벌의 거래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지난 6월 금융당국의 기관보고서 검토에서 처음 드러났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이 회사가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의 각주에 MF글로벌이 이탈리아와 아일랜드를 비롯한 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를 사들였음을 밝힌 것이다. 이런 사실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설치한 민간감독기구인 금융산업규제감독위원회(FINRA)를 크게 놀라게 했다.

감독위는 이전부터 MF글로벌의 자본부족을 지적해왔으며 당시에도 자본을 확충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MF글로벌의 코자인 대표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뒤에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 사실을 안 뒤에도 코자인은 워싱턴으로 날아가 이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계속 주장했다. SEC나 감독위가 끝내 자본확충 입장을 굽히지 않자 코자인은 지난 8월 자본을 일부 확충, 잠시 시간을 벌었지만 유로존 국채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10월 중반에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다.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자 월가에서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MF글로벌의 신용등급 하락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러자 감독위는 다시 MF 글로벌에 대해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투자금을 뺄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했다. 결국 10월24일 무디스는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바로 윗 단계로 하향조정했으며, 이후 MF글로벌의 자금사정은 급격히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