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평소보다 10% 가량 비싼 요금을 받는 성수기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국내선 운임을 올려받아 사실상 요금인상 효과를 누려온 항공사들의 '꼼수'에 제동이 걸렸다.
내년부터 항공사들이 적용하는 국내선 성수기 기간이 올해보다 10일 이상 줄어들어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됐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7개 국적 항공사들과 지난 5월부터 4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진행해 국내 항공편 성수기를 예년 수준으로 되돌리도록 설득했고, 항공사들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14일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징검다리 연휴가 늘어나자 국내선 성수기를 예년보다 대폭 늘어난 77일 수준으로 상향조정해 편법 운임 인상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이는 작년보다는 무려 19일이 늘어난 것이며, 지난 2009년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성수기 요금 적용기간은 55일이었다. 이 때에 비하면 20일도 넘게 늘어난 것.
이번 조정으로 인해 국내선 성수기 적용기간이 올해보다 업체별로 10일 가량 줄어들어, 대한항공의 내년 국내선 성수기는 64일,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에어부산은 63일, 티웨이항공은 62일, 진에어와 이스타항공은 59일로 하향됐다. 하지만 예년보다는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국토부는 "KTX 등 대체 교통 수단의 발달과 저가항공사의 시장 진입 등으로 국내선 수익 구조가 악화하자 항공사들이 국내선 성수기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성수기 확대는 국내선 이용객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정당하지 못한 운임 인상이라는 여론에 따라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