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4G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해 다급한 KT가 3G 이동통신 전환을 거부한 2G 휴대폰 가입자의 집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려 물의를 빚고 있다고 한겨레가 15일 보도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KT 직원의 녹취록에는 3세대 전환을 거부한 고객의 유선전화를 고장 내고 자택을 방문해 2세대 서비스를 종료하고 3세대로 전환할 것으로 종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실제로 부산 영도구 동삼동, 경기도 동두천의 일부 가입자들은 녹취록의 내용처럼 집 전화가 갑자기 끊기고 3세대 전환을 종용당하는 상황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현재 2G 가입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1.8GHz의 주파수를 LTE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15만명의 2세대 가입자들이 3G나 다른 이통사로의 전환을 거부하고 있어 서비스 종료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KT는 2세대 휴대폰 가입자가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야 2세대 서비스를 종료하고 4세대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데, 100만명이 넘던 2G 가입자들이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십만명이나 남아 있어 서비스 종료가 2번이나 연기되는 등 4G 서비스 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9월말과 10월 중순 4G LTE 서비스를 이미 시작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U+)에 비해 가입자 유치에서 크게 뒤져 있어 업계 1위인 SK텔레콤을 추월하기는커녕 3위인 LGU+에 밀려 2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위기에 있다. 이로 인해 KT는 4G 서비스를 시작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광고부터 낼 정도로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KT는 2G 가입자들을 3G나 다른 이통사로 옮겨탈 수 있도록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집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는 촌극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는 "이번 사건은 회사 차원에서 진행한 일이 아니다"며 "지사에서 이런 일을 진행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