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독일과 프랑스가 유로존 재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 방안이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의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지금까지 많은 방안들이 거론되어 왔지만 기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에 커다란 진전이 없고, 유로본드 발행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확대는 독일의 반대에 막혀 있는 상황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추진하고 있는 유로존의 재정통합 방안은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유로존 재정통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의 회담에서 였다.
현재 유로존에는 단일통화(유로화)와 단일 중앙은행(ECB)은 존재하지만 강한 통제력과 리더십을 가진 단일 재정당국이 없어 일부 국가들이 위기 상황에 빠지면 유로존 전체가 요동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연합(EU) 27개국의 동의를 얻기에 앞서 17개 유로존 국가끼리 신속하게 재정통합 협정을 먼저 체결하고 나중에 EU 안정성장 조약 개정을 거쳐 유럽연합(EU) 27개국 전체로 재정통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과거 국경개방 조약이었던 솅겐 조약과 유사한 형태의 안정성 협약을 먼저 체결해 내년부터 실행하면 EU조약 개정을 통한 재정통합보다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감도 빠르게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재정통합 계획이 다른 유로존 국가들과 합의단계에 이르지 않은 만큼 오는 29~30일 EU 재무장관회의 내달 8일 ECB 통화정책회의, 내달 9일 EU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재정통합이 실제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결정될 전망이다.
아울러 EU재무장관회의에서는 EFSF가 재정위기 국가의 국채 발행시 20~30%를 보증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사실상 EFSF의 3~4배까지 차입(레버리지)이 가능해진다.
한편, 재정통합이 이뤄지면 남유럽 회원국의 예산과 정부부채에 대해 독일이 간섭할 수 있게 되고, 독일이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게 됨에 따라 유럽중앙은행의 발권력 동원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