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도미노로 강등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까지 `부정적'으로 떨어지자 신용등급 강등 공포가 다시 한 번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독일과 함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떠받치고 있는 핵심 국가인 경제 대국 프랑스의 연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버금가는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는 재정적자로 인한 부채 규모가 큰 데다 최근 국채금리 상승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 장기국채 금리는 다른 AAA 국가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2년 만기 국채금리는 1.9%, 5년 금리는 2.9%, 10년 금리는 3.7% 등이었다.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위험도가 높은 것도 프랑스의 등급 강등을 전망하는 요인 중 하나다.
프랑스 은행의 피그스(PIIGS)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분기 기준으로 4천694억유로에 달해 독일(3천496억 유로), 영국(2천438억 유로)보다 훨씬 많다.
또 프랑스 은행 크레디 아그리콜은 이탈리아 은행 인테사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위험이 프랑스로 쉽게 전이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금리가 7% 수준을 웃도는 것은 곧바로 프랑스 위험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이철희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S&P가 열흘 이내에 프랑스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리고 다음달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연내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프랑스의 등급 강등 가능성이 가장 많이 제기된다"며 "프랑스는 유럽 전체의 위기를 시사하기 때문에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하면 충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