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 경기 침체로 인해 국내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
10월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0.7% 줄면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생산 부진으로 제저옵 평균가동률은 21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선행지수도 2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면서 실물경기지표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공업생산은 자동차 생산 감소 등으로 전달보다 0.7%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2% 증가했지만 상승폭은 전월의 6.9%보다 축소됐다.
광공업 생산 약화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수출이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전년동월비)은 7월 21.1%, 8월 25.5%를 기록했으나 9월 18.8%로 주춤한 데 이어 10월에는 8.0%까지 떨어졌다.
특히 광공업생산 지수 하락을 주도한 자동차 생산의 경우,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내수 부진과 유럽 등 해외 공장의 주문 감소에 따른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전월보다 3.0% 감소했다
내수 부문인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는 각각 전달보다 0.7%, 0.6% 늘었다.
이에 따라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된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0.3% 증가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했고,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전달보다 0.4%포인트 내려 2개월째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업종별 생산은 자동차(-3.0%), 영상음향통신(-4.3%), 1차금속(-2.2%) 등이 전월보다 감소했다. 반도체·부품(1.2%), 화학제품(3.1%), 의복 및 모피(6.7%) 등은 늘었다.
작년 10월에 비해서는 반도체·부품(26.3%), 자동차(11.7%) 등이 많이 증가했지만, 영상음향통신(-17.7%), 전기장비(-6.6%)는 생산이 둔화했다.
광공업 생산부진으로 생산자제품 출하도 전월대비 1.7% 줄었다. 특히 수출용 출하는 자동차 수출(-12.4%) 급감 여파로 전월대비 2.3%나 줄었고, 내수용 출하는 1.2% 감소했다. 작년 동월대비로는 4.0% 증가했다.
재고는 1차금속(-3.8%), 컴퓨터(-21.4%)의 감소에도 반도체·부품(11.6%), 화학제품(4.1%), 자동차(3.0%) 등의 증가로 전월보다 3.2% 증가했다. 작년 10월보다는 14.8% 급증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109.5%로 전월보다 5.4%포인트 상승했다. 재고출하순환도를 보면 출하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재고 증가폭은 확대됐다.
출하 감소로 재고·출하 비율은 109.5%로 전월대비 5.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9년 2월(110.3%) 이래 3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0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월보다 0.7% 올랐고 작년 동월대비로도 4.0% 높아졌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전월대비 2.3%, 작년 동월 대비 2.2% 하락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9.5%로 전월보다 1.8%포인트 하락해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동률이 지난 4월(2.0%포인트) 이후 최대폭 감소하면서 작년 1월의 79.3%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은 부동산·임대(-3.8%)의 부진에도 도소매(2.1%), 금융·보험(2.1%) 등의 호전에 힘입어 전월보다 0.7% 증가했다. 작년 동월대비로도 3.5% 늘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2%)의 판매호조로 전월보다 0.6% 증가했으며,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도 2.2% 증가했다.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 등의 감소로 전월대비 12.1%, 작년 동월 대비 11.9% 감소했다. 국내 기계수주는 전기업과 전자·영상음향통신, 통신업의 발주 증가로 작년 동월보다 14.2% 늘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토목공사 실적 호조로 전월 대비 3.1% 증가했다. 작년 동월대비로도 3.0% 증가하면서 1년5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건설수주(경상)는 공공부문의 주택, 도로, 토지조성 발주 증가와 민간부문의 주택, 발전 발주 증가로 작년 동월에 비해 56.3% 급증했다.
통계청은 기저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내년 경기종합지수를 개편할 예정이다.
정규돈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2~3개월 수치로 판단을 굳히기는 어렵다"며 "이달에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지난달보다 나아지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플러스 전환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