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11월 무역수지가 3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올해 들어 11월까지 무역액이 9천876억 달러를 기록해 연내 1조 달러 목표를 사실상 달성했다.
또 연 수출 규모 5천억 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달성했다. 이는 세계 8번째 기록이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잠정수치)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3.8% 증가한 470억달러, 수입은 11.3% 증가한 431억달러로 집계됐다.
10월 한자릿수로 떨어졌던 수출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회복하면서 무역흑자는 39억 달러를 기록, 2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유로존 재정 위기 등 대외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선박, 석유제품 등 주력품목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1-11월 수출 누계가 5천87억 달러를 기록, 연간 수출 5천억 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달성했다.
우리나라에 앞서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이 연 수출 5천억 달러를 달성한 바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 5천억 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라고 지경부는 전했다.
또 "이들 7개국이 수출 1천억 달러에서 수출 5천억 달러를 달성하는 데 평균 20.1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1995년 수출 1천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 16년 만에 이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두 차례 경제 위기에도 주요 경쟁국보다 수출 5천 달러를 먼저 달성한 것이다.
11월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46.2%), 자동차(30.4%), 철강제품(21.7%), 석유화학(10.9%), 선박(7.0%) 등 주력 품목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해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29.7%나 줄었으며, 액정디바이스(-5.6%), 반도체(-0.8%) 등도 감소했다.
1-11월 주요품목의 수출 규모를 보면, 선박이 522억 달러로 가장 컸고, 석유제품 471억 달러, 반도체 459억 달러, 자동차 409억 달러, 액정디바이스 255억 달러 등이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3.5%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해외생산 비중이 지난 3분기 약 60%로 높아지는 등 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추세가 본격화하면서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이 감소했지만 휴대전화 및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은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중동(23.3%)과 아세안(16.5%) 등 신흥지역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각각 8.5%, 1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의 경우 기계류와 컴퓨터 부품 등 자본재 수입이 4.7% 감소했고 소비재 수입은 1.3% 늘었으며, 원자재 수입은 2.2% 증가했다.
소비재 중에서도 육류(38.2%) 등 직접소비재 수입은 8.9%, 의류(50.9%) 등 비내구 소비재 수입은 27.8% 증가한 반면, 가정용 전자제품(-11.6%) 등 내구 소비재 수입은 22.2% 줄었다.
또 고유가로 인해 원유(24.6%), 석유제품(44.9%), 석탄(49.4%) 수입이 증가했다.
지경부는 세계 경제 침체로 투자가 주춤해지면서 자본재 수입이 줄었고, 지난달 고온현상으로 원유, 가스 등 원자재 수입도 주춤해지면서 수입 증가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1-11월 교역규모는 9천876억 달러를 기록, 이달 5~6일 1조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