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소득이나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약값 지출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난한데도 약값으로 돈은 더 많이 쓰는 것이다.
반대로 교육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약제 처방량과 약제비 지출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정혜주 교수는 1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제3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개인 및 가구의 약제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제하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2008년과 2009년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이용해 외래처방 의약품의 수령 경험과 처방약제비 수준, 그리고 약제비에 대한 부담 인식을 조사한 결과, '약제비 지출 불형평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즉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약제처방이 줄어들고 처방 약제비 지출 또한 감소하는 경향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육체노동자, 기타(무직, 주부 등), 비육체노동자 순으로 약제 처방량과 약제비 지출이 많았다는 것이다.
또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따진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약제비 지출은 더 많은 상황도 나타났다.
정 교수는 "가난할수록 의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런 현상은 당연할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그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인 건강형평성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저소득층에서 약제비에 대한 부담이 과도해지고 이 때문에 의료의 과소사용이 우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