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현대차그룹이 연말 이웃돕기 성금 기부액을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로 인해 다른 대기업의 기부 확대 여부도 주목을 받고 있다.
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희망나눔 캠페인' 첫날인 1일 지난해보다 50억원 늘린 성금 150억원을 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현대차가 공동모금회에 전달하는 성금을 늘린 것은 2005년 이후 6년 만이다.
현대차그룹이 기부금을 대폭 증액해 대기업 연말 기부 행렬의 첫 테이프를 끊은만큼 현대차처럼 6~7년 동안 기부금액을 동결해온 대부분의 다른 대기업들의 성금 증액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 SK그룹은 지난 2004년 각각 70억원이었던 성금액을 2005년 100억원으로 늘린 이후 6년 동안 같은 금액을 유지해왔고, 대기업 중 기부 규모가 가장 큰 삼성그룹도 2004년 성금을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린 이후 7년간 기부액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포스코그룹은 2007년 성금액을 늘려 100억원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을 시작으로 대기업이 기부금액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동모금회의 올해 희망나눔 캠페인 모금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대기업 모금을 전담하는 공동모금회 중앙회의 이번 캠페인 기간 법인 모금액 목표액은 지난해 실적보다 1.7% 많은 1천142억원이다. 공동모금회는 지원 대상을 구체적으로 한정하는 '지정기탁'도 받기 때문에 그동안 기업들의 성금 모금 창구 기능을 도맡아왔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연말 기부금 규모 확대가 뒤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매출은 2004년 139조원에서 2010년 254조원으로, 순이익은 13조6천억원에서 24조5천억원으로 배 가까이 늘었지만 그동안 기부금 규모를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올해 대기업 기부가 다소 늘 것으로 긍정적인 기대를 하긴 했지만 첫 대기업 기부의 예상 밖 규모에 깜짝 놀랐다"며 "아무래도 다른 기업들의 기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