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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엽 팬택 부회장 사퇴 선언에 채권단 충격… "삼고초려 하겠다"

[재경일보 김윤식 기자]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돌연 사퇴하자 산업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농협 하나은행 등 팬택 채권은행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팬택이 워크아웃 졸업을 위한 협의를 채권단과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나온 것이어서 채권은행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팬택의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박병엽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만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6일 “박 부회장의 퇴진 여부를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 워크 아웃 졸업을 위해 양측간 별다른 의견 차이도 없었다. 아마도 지쳐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퇴진을 만류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연말까지 팬택을 워크아웃에서 졸업시키기 위해 채권단간 활발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내주께 채권단에 워크아웃 졸업 안건을 부의해 의견을취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팬택의 정상적인 경영과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서는 박 부회장의 리더십이 여전히 필요한 만큼 사퇴를 번복하도록 직접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의 후임을 논의하는 것도 시기상조라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산은 관계자는 또 팬택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과 관련해 박 부회장과 채권단 사이에 불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금지원을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었고 신디케이트론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산은은 팬택이 갚아야 할 2천100억원 정도의 비협약채권의 상환을 위해 채권 은행들로 대주단을 구성하고 신디케이트론 형식으로 자금을 모아 팬택에 대출해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신디케이트론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팬택이 비협약채권을 갚고, 채권단은 팬택을워크아웃에서 졸업시키겠다는 시나리오다.

채권단은 박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퇴가 팬택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박 부회장의 리더십과 팬택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팬택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예전의 위상을 조금씩 찾아가는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이 팬택 회생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