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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공고·지방대 출신들 삼성서 CEO되다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삼성그룹이 7일 사장단 정기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초일류기업에 공고와 상고, 지방대 출신들이 대거 최고경영자(CEO)의 자리까지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 인사의 핵심인 '신상필벌'의 원칙이 정확히 반영된 결과다.

8일 재계와 삼성그룹에 따르면, 윤진혁(58) 에스원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부산공고와 부산대를 각각 졸업했다. 공고와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윤 사장 내정자는 일본 본사 부사장을 하면서 중소형 모바일 디스플레이 부문의 성장을 이끈 점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결국 사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삼성그룹에서 공고 출신이 CEO 자리에 오른 것은 정용문(77) 전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대표이사에 이어 두번째다.

2년전에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승진한 홍창완 생활가전사업부장도 서울공고 출신이다. 하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으며 앞으로 삼성그룹을 이끌고 갈 차세대 최고 경영자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부회장 자리에까지 오른 정연주(61) 삼성물산 대표이사 부회장은 상고 출신이다.

대구상고와 동국대를 각각 나온 뒤 삼성물산에 입사한 그는 지난 2003년부터 7년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지난 2010년부터 삼성물산 대표이사(건설부문장)로 각각 재직하면서 두 회사의 글로벌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된 박근희(58)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도 상고 및 지방대 출신이다.

청주상고와 청주대를 각각 졸업한 박 사장은 이번 인사로 금융계열사의 '맏형'인 삼성생명을 계속해서 이끌게 됐다. 박 사장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부회장 승진설이 나왔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철환(57)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 내정자는 지방대인 경북대 출신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공고와 상고, 지방대 출신이라는 게 족쇄가 될 수는 없다"면서 "학력을 불문하고 실력만 갖추면 최고경영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