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버지니아텍)에서 8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학교 경찰관 1명을 포함한 2명이 숨졌다.
버지니아텍은 지난 2007년 한국계 학생 조승희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33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던 곳이다.
이번 사건은 이날 정오 직후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에 소재한 학교 캠퍼스 내에서 발생했다.
CNN방송은 버지니아텍 교내 매코머스홀 인근 주차장에서 대학 경찰관이 한 차량을 검문하는 순간, 검문과 관련이 없는 남성이 다가와 이 경찰관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후 범인은 인근 주차장으로 달아났으며, 학생들의 신고로 출동한 다른 대학 경찰관이 범인이 달아난 주차장에서 수상한 용의자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경찰관이 현장에 접근했을 때는 총상을 입고 숨진 한 백인 남성과 함께 총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관은 이 남성에 대해 총격을 가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어 자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을 조사중인 경찰은 이 남성이 범인인지 여부는 즉각 확인하지 않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사법당국 관계자는 범인이 숨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학교측은 "모든 사람은 실내에 머물고 외부 문을 잠그는 한편 창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면서 트위터와 이메일 등을 통해 교직원들에게 비상 경계령을 내렸고, 학교 캠퍼스는 완전 폐쇄됐다.
이후 중무장한 경찰특공대 등 관련기관 요원들이 대거 출동해 범인 추적 작업을 벌였으며, 학교측은 사건 발생 4시간여만인 오후 4시30분께 비상경계령을 해제했다.
학교측은 "사법당국은 더 이상 현존하는 위협이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정상적인 활동을 재개해도 된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당초 범인이 백인 남성으로 회색 바지에 후드가 달린 고동색 스웨터셔츠를 입고 있으며 배낭을 멨다고 학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2007년 총격 사건 이후 이 대학에서 벌어진 첫 번째 총격 사건이다. 지난 8월에는 총기소지자가 대학 구내에 출현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캠퍼스가 폐쇄되고 경찰이 수색하는 일이 벌어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