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북한 리스크가 진정되며 하루 만에 반등했다.
외환시장도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등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뉴욕 증시 하락과 계속되는 유럽 재정위기에도 전날 주가가 과도하게 빠졌다는 인식이 나오며 저가매수가 이어졌다.
연기금은 5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견인했다.
방산주는 전날 이어 계속해서 급등세를 보였으나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생필품은 급락했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13포인트(0.91%) 오른 1,793.06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3억8566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3조9133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대금이 3조원 대에 머문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이날 14.69포인트(0.83%) 오른 1,791.62로 출발했다. 전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으로 단기급락한 것에 대한 기술적 반등으로 분석된다.
이후 지수는 한때 1,780선까지 밀리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으나 다시 상승해 1,790선을 지켰다.
과거 북한 리스크에 노출됐을 때 주가가 대부분 단기급락 과정을 거친 뒤 상승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와 달리 김정은의 후계 구도가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남아있지만 중국이 김정은 체제를 인정함에 따라 큰 혼란 없이 권력이 이양될 것이라는 분석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천680억원, 605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은 한때 순매도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투신과 연기금(501억원)의 매수세에 힘입어 매수 우위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3천345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 거래에서 926억원 순매수, 비차익 거래에서 602억원 순매도를 보이며 전체적으로는 324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통신(4.17%), 의료정밀(3.38%), 의약품(2.96%), 기계(2.66%), 섬유의복(2.38%) 등의 상승폭이 컸다.
반면 전날 급락장에서 비교적 선방한 전기가스(-2.13%), 은행(-0.80%), 보험(-0.04%)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체로 상승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0.50% 오른 101만2천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전날 최태원 회장의 검찰수사로 급락했던 SK텔레콤이 5.15% 급등했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둔 기대감과 경기 방어주 성격이 부각되며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도 동반 상승했다.
현대차(1.21%), 기아차(3.69%), 현대모비스(1.39%) 등 현대차 3인방도 일제히 올랐다.
포스코(0.92%), 현대중공업(1.56%), 신한지주(1.33%), 삼성생명(0.25%), SK이노베이션(1.79%), LG(1.88%), S-Oil(1.53%)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 이상 오르는 등 북한발 악재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전날 낙폭이 컸던 항공주는 반등했다.
반면 한국전력이 2.62% 하락했으며, 전날 많이 오른 LG화학과 하이닉스도 소폭 하락했다.
광명전기(-1.57%), 선도전기(-2.88%) 등 남북경제협력 관련주는 북한 정권에 대한 불안감에 약세를 나타냈고, 전날 많이 올랐던 삼양식품(-6.07%), 농심(-2.42%) 등 생필품 종목들도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방위산업관련주인 휴니드가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고, 경인양행은 식약청의 사카린 사용 규제 대폭 완화 소식으로 7.9%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2개를 비롯해 664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없이 184개 종목이 떨어졌고 55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12.00포인트(2.51%) 급등한 489.61로 장을 마쳤다.
방송서비스와 인터넷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셀트리온이 JP모건의 자회사 투자 소식으로 1.4% 올랐다.
에스티큐브와 디브이에스는 황우석 박사가 맘모스 복제 연구를 시도한다는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34종목을 포함해 813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없이 156개다. 보합은 44개를 기록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2.60원 내린 1,162.2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