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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자가 유급노동자보다 더 우울함 느껴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남녀 모두 무보수로 가사 노동을 하는 사람이 직장에서 유급으로 일하는 사람보다 더 우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인숙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연구소가 올 4월4일부터 5월5일까지 실시한 '한국 건강 불평등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가사 노동을 할 경우 성별에 관계없이 유급 노동 종사자들보다 우울 정도가 더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은 응답자 2천28명 가운데 자신의 주된 일이 유급 노동이나 가사 노동(돌봄 노동 포함)이라고 응답한 1천788명(남성 845명, 여성 943명)이었다.

남성의 경우, 유급 노동을 한다는 응답이 80.5%로 압도적이었지만 가사 노동을 한다는 응답자도 19.5%로 적지 않았다.

여성은 가사 노동을 한다는 응답(57.7%)이 유급 노동(42.3%)보다 많았다.

또 남성 응답자들은 자신이 하는 노동의 질(質)을 여성들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의 질에 대한 조사에서 남성 응답자들이 4점 만점에 평균 2.55로 평가한 반면 여성은 2.44로 더 낮게 평가했기 때문.

또 성별에 관계없이 유급노동자(2.63)가 가사노동자(2.28)보다 자신이 하는 일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가사 노동을 하는 남성(2.16)은 자신이 하는 일을 가사 노동을 하는 여성(2.31)보다 더 부정적으로 평가해 자신이 하고 있는 가사 노동을 여성보다 더 불만족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과 노동 유형에 따라 우울한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지 분석한 결과, 여성(0.84)이 남성(0.55)보다 평균적으로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고 남녀를 불문하고 유급 노동(0.52)보다는 가사 노동(0.97)을 하는 사람이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 교수는 "노동의 질은 가사 노동 수행자들보다 유급 노동 수행자들 사이에서 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노동 유형을 불문하고 노동의 질 자체가 우울에 유의미한 건강 효과를 보인다는 점은 분명하며, 노동의 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일수록 우울 정도가 낮았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또 가사 노동의 경우 "응답자들은 성별을 불문하고 연령이 낮을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자원봉사 활동을 활발히 할수록 자신이 하는 가사 노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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