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중국에 대한 북한 경제의 의존도가 더 커지면서 북한경제가 중국에 종속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남북한 경제협력 공동체 건설을 위한 그랜드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북한경제, 중국 의존도 더 심화 우려
23일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 사후에 북한이 체제 안정을 위해 기댈 수 있는 곳이 중국이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북한과 중국의 교역액은 작년보다 70% 넘게 증가한 60억 달러로, 이는 남북 교역액의 3배가 넘는 것이다.
KOTRA 집계에 따르면, 북중 교역액은 2003년 10억 달러, 2008년 20억 달러에 이어 지난해 30억 달러대에 진입했으며, 올해에는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6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 교역을 제외한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올해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52.6%였던 대중 무역의존도는 2006년 56.7%, 2007년 67.1%, 2008년 73%, 2009년 78.5%을 기록한 데 이어, 2010년에는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올해는 80%를 넘어 90%까지 이르러, 사실상 북한은 중국과만 교역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이런 가운데 남한과 북한의 교역액은 천안함 북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올 들어 10월까지 14억 달러를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이상 줄어들었다.
◇북한과 교역 늘려 중국 의존도 낮춰야
이런 가운데 북한이 중국에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은 한국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세계나 중국 경제의 침체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더 긴밀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반도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의 대북전략을 자세히 연구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입장에서도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정치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어 러시아 등 다른 국가와의 교역을 늘리거나 남한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등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명해 수석 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가 절대적인 것은 굉장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북한으로서도 러시아와의 경협 강화, 남북 경협 확대를 비롯해 6자회담을 통해 핵을 부분적으로 포기하고 경제 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전방위적으로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