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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흔들림 없이 경영에 매진해달라"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최근 회삿돈 횡령 및 선물투자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어수선한 회사의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다.

인수를 앞두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 산업현장을 인수확정 후 처음으로 전격 방문하고 사장단과 함께 비상경영회의를 개최하는 등 각종 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위기 타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3일 SK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검찰에서 강도높은 밤샘 소환조사를 받았던 최 회장은 20일 새벽 귀가한 후 오전에 바로 출근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슈 등을 점검하고 22일에는 하이닉스를 처음으로 현장을 방문한데 이어 23일 아침에는 그룹 사장(CEO)단 모임인 수펙스 추구협의회를 열고 경영현안을 점검하는 한편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계획을 점검했다.

최 회장의 이런 행보는 최근 SK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는 불안한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글로벌 경제까지 어려워진데다 대형 북한 이슈가 터지면서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판단에 그룹 안팎의 불안 요인을 자신이 직접 점검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찰 수사로 경영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글로벌 경제까지 어려워진데다 대형 북한 이슈가 발생해 더 이상 위축되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위기 때마다 시장과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공법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왔던 최 회장이 이번에도 이런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2일 하이닉스를 방문한 최 회장은 "채권단 관리 아래 있었던 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열심히 해줘서 오늘의 수준에 이른 것은 경탄할 만한 일"이라며 "이제부터는 하이닉스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또 "아직 실사가 마무리된 상태는 아니지만 반도체업의 경우에는 최고경쟁력이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그룹이 적극적으로 하이닉스의 성장방안을 찾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하이닉스는 성장을 해야 할 때"라며 성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반도체업의 경우에는 제때에 적정 규모를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며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R&D(연구개발)가 필수적인데 우수한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이닉스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23일 오전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비상 경영회의에서도 하이닉스 방문 성과와 의미를 설명하고 "하이닉스의 경영 조기 정상화를 위해 SK텔레콤 뿐 아니라 그룹 전 임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성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와 북한발 이슈, 검찰 수사 등에 따른 인사와 경영계획 차질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각사별로 CEO를 중심으로 흔들림없이 경영에 매진해 어려운 국가 경제의 건승을 위해 열심히 뛰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