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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현정은 대북사업 재개 돌파구 찾을까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6일 사망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조문차 방북함에 따라 사실상 중단된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김영현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상무) 등 현대아산·현대그룹 임직원 4명과 함께 민간 조문단 자격으로 방북했다.

현 회장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9년 8월 묘향산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당시 현 회장은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인해 중단된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 관련 문제를 놓고 김 위원장과 대화하기 위해 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와 함께 북한을 방문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었다.

이로 인해 금강산 관광 중단은 3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현대그룹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현대아산은 관광 중단으로 올해까지 5천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을 보고 있고, 관광 중단 전 1천명이 넘던 직원 수도 현재 70%가량 줄어들었다. 여행사와 운송사 등 협력업체의 손실도 1천8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다시 이뤄진 방북이 조문 차원에서 성사된 것이기는 하지만 현대그룹측에서는 현 회장이 대북사업 재개와 관련된 희망적인 소식을 안고 돌아오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조문단에 장경작 사장과 김영현 상무 등 금강산 관광을 책임진 현대아산 핵심 간부들이 포함된 것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현대그룹 측의 기대가 담겨 있는 분석이다.

특히 현 회장과 김정은 부위원장이 오찬이나 다른 형태로 접견하는 자리가 마련될 지에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대북사업과 관련해 김 위원장과 논의를 해왔기 때문에 교류가 전무한 김정은 북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는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 김정은 부위원장과 만남을 가지지 못할 경우, 관계를 만들 수도 없고 대북사업의 재개도 더 어려워지게 된다.

현대아산 관계자도 "이번 방북은 순수한 조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면서도 "현재 대북사업 방향을 예상하기는 정말 힘들지만 사업에 대한 의지는 종전이나 지금이나 변화된 것이 없다"며 이번 방북을 통해 대북사업과 관련해 논의가 이뤄지기를 내심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