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대구 중학생이 자살한 배경에는 온라인 게임이 있었다. 가해자들은 숨진 학생에게 밤 낮 할 것 없이 자신들의 아이디로 게임을 할 것을 강요했고 게임 속 상황을 따라하며 실제 가혹행위를 하기도 했다.
'셧다운' 제도도 무용지물이었다.
가해학생들은 자신들의 게임 캐릭터가 잇따라 해킹당하면서부터 권군을 의심해 가혹행위를 일삼았고 자신의 캐릭터 수준을 높이기 위해 권 군에게 밤낮 할 것 없이 수시로 문자를 보내 게임을 할 것을 지시했다.
또 권 군을 줄로 묶어 끌고 다녔다는 것도 바로 이 게임 캐릭터 가운데 하나를 따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윤경 계명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지 발달이 완전하지 않아 현실과 사이버 세계를 혼동해 행동했을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를 키우려면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해 동료를 괴롭혀서라도 목적을 달성하려는 가혹행위 심리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게임의 각종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무용지물이었다. 부모 주민번호 등으로 플레이가 가능한 점, 컴퓨터 사용을 원천 봉쇄하는 프로그램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학생을 죽음으로 몰고간 가혹행위의 밑바닥에는 온라인 게임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이를 막을 어떤 장치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