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와 한 차에 동승한 이재용… "이 사장 위상 높이기?"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지난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과 함께 차에서 내리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돼 재계에서는 동승이 가지는 의미를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과 이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나란히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려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이 사장은 이 회장의 자택인 한남동에서부터 차에 동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년하례식까지만 해도 이 사장은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다 이 회장을 영접했었다. 그동안 이 사장이 이 회장 차로 같이 출근한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공식행사에서는 항상 먼저 나와서 이 회장을 맞았었다.

이날 이례적인 모습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에서 이재용 사장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비록 지난해 승진 대상자 명단에 이 사장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삼성그룹의 3세 경영승계 작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으며 대외적으로 이 사장의 위상을 높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재계 일각에서는 내놓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고(故)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해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과 만나 장기 부품 공급 문제를 논의하면서 경영 수완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스티브 잡스에 이어 팀 쿡과의 친분을 두텁게 함으로써 앞으로 애플과의 사업 문제에서 주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 관계자는 “함께 차를 탄 것에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지나친 확대 해석은 말아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