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통일부, 한반도 안정관리ㆍ대화채널 주력
'천안함 등 현안+6ㆍ15 이행' 협의 의지
업무보고..3대 목표ㆍ8대 세부 과제 제시
통일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 안보의 유동성이 커짐에 따라 한반도 평화와 안정적 관리를 올해 최우선 정책목표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남북관계에서 '기회의 창'을 열어둠으로써 대화채널을 구축해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을 비롯한 핵심 현안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방안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2년 업무계획'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관리를 비롯해 남북관계 정상적 발전, 실질적 통일미래 준비를 3대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8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통일부는 이를 능동적 통일정책으로 표현했다.
우선 한반도 평화와 안정관리를 위해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핵심 당사자로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유관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민한 상황관리를 위해 유관부처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예방적 조치를 강구하고, 북한의 선거개입 시도 차단 등 상황발생 시 적시 대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속적인 대북 유연화 정책으로 실무접촉 등을 거쳐 고위급 대화채널 구축에 주력하기로 했다.
대화 채널이 열리면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비롯한 핵심 현안 타결을 추진하고, 이산가족ㆍ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ㆍ경협 등 남북관계 발전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6ㆍ15 공동선언과 10ㆍ4선언 등 남북 간 기존 합의의 이행문제도 논의대상에 포함했다.
남북관계의 정상적 발전을 위해 이산가족ㆍ국군포로ㆍ납북자 문제 해결과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국제아동기금(UNICEF) 등 국제기구를 통한 취약계층 지원 확대도 검토 대상이다.
평화ㆍ경제ㆍ민족공동체 등 3대 공동체 통일방안 구축도 추진하기로 했다. 평화공동체에는 비가역적 비핵화 실현이, 경제공동체에는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이, 민족공동체에는 교향악단 공연과 체육교류 등 학술ㆍ문화예술 교류와 백두산화산ㆍ수해방지ㆍ산림협력 등 재난재해ㆍ환경협력 방안이 각각 포함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러나 "현재 북한에 당장 회담을 제안할 계획은 없다. 대화를 누가 먼저 제안하는 것보다 여건이 중요하다"고 밝혀 북한의 태도 등 여건을 봐가며 대화채널 구축에 나설 뜻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을 어물쩍 넘어갈 수는 없다. 5.ㆍ24조치를 해제하려면 결자해지 차원에서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과거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고 미래에 방점이 있다"고 밝혀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실질적 통일미래 준비를 위해 ▲통일재원 마련 및 국민적 통일의지 결집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강화 ▲미래세대 통일의지 고양 ▲통일외교 적극 추진 등 세부 과제도 제시했다.
통일계정(통일 항아리) 법제화를 통해 정부와 민간의 출연금 등으로 재원적립을 개시하고, 주변 4강과의 고위정책협의 정례화 등을 통해 통일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 측 인사, 이상우 통일교육위원중앙협의회 의장 등 유관기관장,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을 비롯한 외부인사 등 총 120여명이 참석했다.
업무보고에 이어 이 대통령과 20~40대 통일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준비', '2040 직원들의 남북협력 현장경험 이야기' 등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