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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어음 묵인 뒷돈 받은 은행직원 넷 기소

[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부도가 예정된 속칭 '딱지어음'을 뒷돈을 받고 유령법인의 약속어음 당좌를 개설해준 전·현직 은행 직원 4명이 검찰에 적불구속 기소됐다.

부산지검 외사부(김연곤 부장검사)는 5일 유령법인의 약속어음 당좌를 개설해준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수재 등)로 ㄱ은행 부산 사하구 하단동 지점의 송모(51) 지점장과 안모(48) 차장, 장모(42) 팀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이들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금융브로커 안모(53)씨를 구속기소했다.

송씨 등 은행직원들은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6월 사이에 이씨로부터 1400만원에서 1870만원을 받고 전모(50)씨가 설립한 유령법인 2개의 약속어음 당좌를 개설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당좌개설 과정에서 업체방문과 실사 등을 형식적으로 진행하거나 유령법인이라는 사실을 눈감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송씨와 안씨는 지난해 3월 은행본점 검사에서 브로커 이씨에게 약속어음 용지를 과다하게 교부한 사실이 적발돼 징계를 받고도 3개월 뒤 이씨가 소개한 다른 유령법인에 어음용지 100여장을 교부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검찰은 또 은행직원을 상대로 한 로비 명목으로 5000만원에서 1억 9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이 은행에서 지점장을 지낸 박모(53·여)씨와 브로커 이모(56)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와 같은 범죄행위를 통해 받은 어음용지를 이용해 액면가 220억원 상당의 딱지어음 357장을 발행한 뒤 장당 200만~300만원을 받고 시중에 유통한 혐의(사기 등)로 '딱지어음계의 대부' 전모(50)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