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해외 중앙은행과 공조해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로 우리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유럽상공회의소(EUCCK) 오찬 간담회 후 질의응답 시간에 "(기존 투자국이 아닌) 외국 중앙은행들이 한국 채권시장에 투자하려는 의향이 있다"면서 "(이들) 중앙은행과 긴밀하게 공조해 변동성이 커지지 않고 가급적 순기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몇몇 해외 중앙은행이 한국 채권 투자시점과 규모에 사전 협의한다는 정부 방침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자본 유출입의 급변동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고자 국내채권 투자국들과 공조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대외 요인에 의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자본시장 폭과 깊이를 넓히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국내 주식 등) 장기투자를 유도해 자본시장 규모 자체를 키워 외국인투자자 자금이 빠져나가도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물가에 있어서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차단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이 높은 배경으로 제한 경쟁, 정보 부실 공개, 유통과정의 거품, 과시적 소비심리 등을 꼽았다.
특히 소비의 쏠림현상이 특정 품목이나 서비스 가격을 높이고, 공급자도 이런 소비 심리를 이용해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양대 선거로 국정의 중요 의사결정이 지연될 것이란 지적에는 "한국은 대통령 중심제라서 상대적으로 정통 관료들의 애국심이 뜨겁다"며 "여론 주도층과 함께 대중영합주의, 의사결정 난맥상, 국정 혼선 등에 대해 중심을 잡고 일을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강연회에서 "유럽 기업들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 진입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유럽연합(EU) 기업인들에게 한국을 동아시아 허브로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선진 서비스 산업을 동아시아로 들여와 EU 상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면 한국이 거점으로서 적격이라고 박 장관은 강조했다.
EUCCK의 의견을 반영해 투자자 보호와 재산권 등록 등 우리의 취약점을 개선하는 노력을 배가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서민들의 일자리 창출 기반을 굳건히 하되 유연한 선진 고용시스템 구축과 같은 외국인투자자에게 우호적인 조치도 병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장관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지금까지 발효된 300여개 FTA 협정 가운데 가장 돋보인 '경제 특급 익스프레스'라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한-EU FTA가 수출 다변화와 물가 안정에 이바지해 양 지역에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