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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2012년 국내 10대 트렌드 제시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2012년 국내 10대 트렌드' 보고서에서 "저성장이 지속돼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고령층 고용은 증가하겠지만 대기업과 공공 일자리를 선호하는 청년들은 땀 흘리는 일자리를 기피해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중산층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하우스 푸어', '워킹 푸어', '리타이어 푸어' 등 3대 신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어 이들을 중산층으로 복귀시키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념간, 세대간, 지역간 다양한 사회갈등이 분출돼 통합과 갈등 관리가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선거로 인해 각종 복지 대책이 쏟아지겠지만 일자리 복지는 뒷자리로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은 철강과 전자기기 등 수출이 꾸준히 호조를 보이겠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경영환경은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K-Pop의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남북 관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음은 연구원이 예상한 올해 10가지 국내 트렌드다. 10가지 중 8가지는 암울하거나 위험한 전망이며, 2가지만 장밋빛 예상이다.

◇ 꺼져가는 성장동력

투자 부진에 따른 자본축적 저하, 고령인구 비중 증가에 의한 노동투입력 약화, 내수 부문의 취약, 신(新)성장 산업 출현의 지연 등이 원인이로 작용해 올해도 저성장이 지속해 성장동력 약화가 우려된다.

◇ 일하고 싶은 노인, 땀 흘리기 싫은 청년

고령층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하기를 원하는 노인이 증가할 것이다. 반면 청년층은 학력인플레이션으로 기대수준이 높아져 땀 흘리는 일자리를 기피해 중소기업이 구인난을 겪는다. 반면 대기업과 공공 일자리를 선호하는 청년층의 구직난은 계속될 것이다.

◇ 가벼운 장바구니, 빡빡한 살림살이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이 1%대로 낮은 수준이고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실질임금 감소폭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져 가계 살림살이가 더 빡빡해질 것이다.

◇ 중산층 붕괴 속 신빈곤층의 확장

중산층 붕괴 속에 집이 있지만 집 때문에 가난하게 사는 `하우스푸어', 직장은 있지만 비정규직과 저임금 딱지가 붙은 `워킹푸어', 자식교육으로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리타이어(retire) 푸어' 등 신빈곤층이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다시 중산층으로 끌어올리는 정책이 시급하다.

◇ 화려한 복지, 초라한 일자리

선거의 해인 만큼 정치인들이 제시하는 각종 화려한 복지공약이 난무할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고용안정과 직업훈련 등 고용창출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 복지는 뒷전에 밀릴 것이다.

◇ 세계 1등 제품으로의 성장

철강과 전자기기 등 전통적인 경쟁력을 지닌 제품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TV 등이 1등 제품으로 세계 시장의 중심에 진입하고 있다.

◇ 빨간 신호등 켜진 기업경영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기업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돼 비상경영체제를 통한 내실경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시설투자보다는 원가절감과 내부 조직개편, 유동성 확보가 기업들의 주요 경영이슈로 부상할 것이다.

◇ K-Pop의 공습

전 세계로 퍼져가며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K-Pop은 장르적 다변화 시도, 서구에서의 지속성 증명, 아시아에서 혐(嫌)한류 극복 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더욱 성숙한 문화 콘텐츠로 진화할 것이다.

◇ 다변화된 사회갈등의 분출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이념·세대·지역·계층·노사·다문화 갈등 등 다양한 사회갈등이 복합적이고 중첩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올해는 그동안 잠재되어왔던 사회갈등 요인들이 한꺼번에 분출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 남북관계, 새로운 시작

북한은 대외 원조 확보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6자회담을 재개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적인 문제와 남북관계를 분리 적용해 남북관계 경색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