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유로존 재정위기가 해결되더라도 아시아 리스크로 인해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10일 발표한 `글로벌 재정위기 관련 금융시장 동향 및 해외시각' 보고서에서 아시아 각국의 위험 요인을 소개했다.
먼저 중국은 올해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역자산효과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1∼1.5%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역자산효과란 소득은 변함이 없는데 보유자산의 가치 감소로 소비 등이 위축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중앙정부 채무를 초과한 지방정부 부채의 20%가 부실로 추정돼 위험 수준이고, 금융자유화와 가계의 국외투자 증가로 내수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은 무역규모가 커서 경제 둔화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경기가 침체해 지방정부의 토지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정부 주도의 투자가 위축돼 우리도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도는 중앙정부의 부채가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가 목표치인 4.6%에서 5.5%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루피화 약세로 외화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최근 수년간 외국인 부동산 매입을 억제한 홍콩과 싱가포르는 부동산시장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고, 말레이시아는 조기 총선 이후 구조조정 작업이 지연될 수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경기과열 조짐이 있다는 것이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유럽 재정위기는 원인 규명이 끝나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시아 리스크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역내 경제에 엄청난 악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국제금융센터는 한국 리스크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HSBC를 인용해 "한국은 북한 관련 리스크가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낮은 단기외채 비율, 충분한 외화보유액, 강력한 달러화 스와프 체결 등으로 말미암아 금융시스템은 의심할 나위 없이 견고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