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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슈미트 구글 회장 만나 '혁신·상생·고용·기부' 등 대화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미국을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과 만나 혁신과 상생, 고용, 기부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안 원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산호세) 실리콘밸리의 구글 본사를 방문해 약 1시간 동안 슈미트 회장과 환담을 나눴다.

이후 안 원장은 슈미트 회장의 말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한국 경제와 정책, 사회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풀어냈다.

안 원장은 "슈미트 회장은 한국이 이제는 저가의 제조업 국가로는 안된다며 지식정보 기반 산업으로 가야 한다고 하면서 그러려면 혁신이 중요하다고 해서 공감했다"고 말문을 연 뒤 "혁신을 하려면, 싹을 자르지 않으려면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의 '패자부활전' 문화를 높이 평가했다.

안 원장은 대기업과 중소 기업의 상생 문제에 대해서도 "슈미트 회장에게 물어보니 실리콘 밸리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불공정한 거래를 하는 일은 없다고 하면서 일종의 '문화'라고 말했다"며 정부의 규제나 제도보다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불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인식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자유주의에 대해서도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이 '고용없는 성장'"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세계화와 기술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고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또 슈미트 회장이 '에릭 슈미트 패밀리 파운데이션'이라는 자선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재단 설립과 운영에서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안 원장은 올해 첫 공식활동을 미국에서 시작한 것이 정치적 행보가 아니냐는 시선과, 방미 전 인터뷰에서 정치 참여 여부에 대해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한 것에 대해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안 원장은 "고민을 할 때 고민이라는 단어를 쓴다. 미리 정해놓고 나서 수순을 밟기 위해 고민이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게 내 어법"이라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건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해석해달라"고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지금도 고민 중"이라며 여전히 여운을 남겼다.

한편, 안 원장은 11일 시애틀로 이동해 세계 최대의 자선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만나 자선 재단 창설과 운영에 대해 조언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