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단기투자 시장성예금 3년 만에 `10분의 1 토막'
시중 부동자금 MMFㆍ단기특판예금ㆍCMA 등으로 몰려
수년 전 단기 투자처로 최고의 인기를 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성예금이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시장성예금은 지난달 말 현재 6조9천417억원이다. 2010년 말 12조1천501억원보다 43%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초 2.80%였던 CD금리는 꾸준히 올라 연말에는 3.55%까지 치솟았다. 국고채, 회사채 등 시장금리 하락에 비춰보면 급등세다.
같은 기간에 시장성예금은 오히려 급감했다. 금리가 올라가는데 자금은 몰리지 않은 것이다.
시장성예금은 2008년까지만 해도 최고 인기 상품이었다.
당시 은행들이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인한 자금 부족분을 메우려고 CD 발행을 늘린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상승도 시장성 상품의 인기에 도움이 됐다. 2008년 말 4대 은행의 잔액은 72조3천84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6조9천억여원의 10배가 넘는 액수다.
시장성예금의 관심이 뚝 떨어진 것은 2010년부터다.
당시 금융당국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100%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예대율 규제를 발표하면서 시장성 예금을 예수금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예대율 규제를 맞추려면 대출금을 줄이는 것보다 예수금을 늘리는 쪽이 더 쉽고 빠른데 은행으로서는 예수금에 포함되지 않는 시장성예금 확보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은행들이 시장성예금 마케팅을 그만두자 시중 부동자금은 MMF(머니마켓펀드)나 단기특판예금,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 다른 단기 상품으로 몰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 RP 등은 한때 최고의 인기 상품이었으나 금융당국의 규제 탓에 더는 관심을 끌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