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신한금융 내분 사태로 지난 2010년 12월 물러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측근들이 현업에 복귀했다.
27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지난 26일 늦은 오후 부서장급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12명의 본부장 선임, 144명의 부서장 승진 및 333명의 부서장 업무 이동 등 당초 예상보다는 인사폭이 컸다.
특히 신 전 사장의 최측근이었던 박중헌 전 SBJ(Shinhan Bank Japan) 부사장이 기관고객본부장으로 발령받았고, 다른 측근인 이창구 전 중국법인장은 성수동 금융센터장으로, 송왕섭 부부장은 백궁지점 부지점장에 임명됐다.
이들이 복귀함으로써 이번 인사는 `탕평'에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신 전 사장이 물러나고서 박 본부장은 일본 파견 1년 만인 지난해 초 귀국, 대기발령 상태로 지냈다. 통상 국외 근무가 3년은 보장된 전례에 견줘보면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문책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센터장도 파견 6개월 만에 귀국했고, 일본으로 건너갔던 송왕섭 부부장도 1년 만에 돌아왔다. 두 사람 모두 대기발령 상태로 교육을 받으며 지냈다.
라응찬 신한금융 전 회장의 측근들이 은행 부행장 등 핵심 보직을 맡은 것과 비교되는 조치였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 취임한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통 큰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 회장은 평소 "파벌을 배제하고 오로지 역량과 성과로 평가받는 공정한 성과주의 문화"를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 전 사장의 측근 인사로 분류된 세 사람이 이번에 현업에 복귀함으로써 한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 등이 약속한 공정문화 조성 차원에서 `탕평 인사'가 이뤄진 셈이다"고 평가했다.
또 서 행장은 이번 인사단행의 포커스를 '탕평인사' 외에도 '젊음', '시너지 효과' 그리고 '여성인력'에 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젊은피를 대거 전진배치시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먼저 서 행장은 1962년 생인 최병화 기업그룹 본부장, 배기범IB본부장을 승진시켰는데, 보통 본부장의 연령대가 1960년·1961년생인점을 감안하면 최 본부장과 배 본부장의 인사는 눈에 띈다는 평이다.
은행 내부에서는 은행권 본부장 중에서 가장 젊은 본부장이 탄생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시너지 효과와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하고 인력을 배치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서 행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기업금융과 개인금융 업무를 동시에 담당할 수 있는 금융센터를 기존 90여개 규모에서 142개로 확대했다. 특히 두 업무를 함께 진행함으로써 고객기반을 확대하고, 업무 역량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금융센터장이 전체 업무를 총괄하고 기업지점장과 리테일지점장이 각각 분담된 업무를 담당하도록 해 ‘한 지붕 세 가족’ 형태를 이루게 됐다.
또한 스마트 금융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본점내에 ‘스마트 금융 센터’를 신설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리천장’을 깨고자 하는 여성인력의 승진도 있었다. 서 행장은 10명이 넘는 본부장을 선임하면서 황영숙·신순철 영업추진그룹 본부장을 각각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