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사모펀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판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위는 27일 정례회의에서 현 시점에서 론스타를 은행의 대주주 자격이 없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으로 볼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론스타를 금융자본으로 판단한 것이다.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지 못하도록 장내에서 주식을 강제로 매각하게 해야 한다는 '징벌적 매각'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위는 이날 자산합계를 근거로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2010년 말 기준으로는 론스타펀드Ⅳ의 비금융계열회사 자산합계가 2조원을 넘어 법문상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지만, 당시에 단순히 법문상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고 해서 주식처분명령 등 조처를 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금융위의 견해다.
더욱이 론스타가 문제가 됐던 일본 자회사 PGM홀딩스의 지분을 지난해 12월 모두 매각해 현재는 산업자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금융위는 또 국내 산업자본을 염두에 둔 비금융주력자 제도의 입법취지, 지금까지 산업자본 확인 관행에서 형성된 신뢰보호, 다른 외국 금융회사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씨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 등 다른 국내은행을 인수한 외국 자본과 달리 외환은행 주식 취득과 무관한 국외계열회사 PGM을 이유로 론스타만 산업자본으로 판정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금융주력자에 대한 주식처분 명령은 은행법상 금융감독당국의 재량행위다. 주식처분명령을 통해 달성되는 공익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의 이런 해석을 놓고 금융계 일각에서는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무려 4조6천억이 넘는 이익을 챙기고 한국을 떠나게 된 만큼 이번 사안을 두고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지만,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론스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론스타의 산업자본 유무는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과 연관이 되어 있어 론스타에 대한 징벌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2003년 외환은행 인수까지 무효화될 수 있어 사안이 심각해질 수 밖는 문제지만 금융위는 이 문제에 대해서 너무나 쉽게 판단을 내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외환은행 노조 김보헌 전문위원은 이날 금융위 결정에 "대한민국의 법과 원칙에 대한 사망선고다. 은행법상 모든 조항을 사문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론스타가 2010년 말 기준으로 산업자본에 해당하는 것이 맞는다면 은행법에 규정된 대로 주식처분명령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 상황에서 하나금융과 맺은 외환은행 매각 계약도 무효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