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1월 무역수지가 19억5천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2010년 1월 적자를 기록한 이후 계속됐던 흑자 행진이 끝나고 24개월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딘 경기회복 등의 글로벌 리스크 속에서 한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무역이 새해 벽두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 실물과 금융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당국은 지난해 연간 무역규모 1조달러 달성을 위한 연말 밀어내기 수출로 1월 수출물량이 감소한 데다 긴 설 연휴로 인한 조업단축, 고유가에 맞물린 원유 도입비용 증가 등이 적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어서 추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자료에 따르면, 수출은 415억3천7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6% 감소했다. 수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27개월만이다.
반면 수입은 434억9천4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6%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9억5천7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정부 당국자는 1월 무역적자는 그동안에도 시기적으로 자주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좋지 않은 흐름이기는 하지만 크게 우려할 일도 아니다"면서 "적어도 2월 또는 3월까지 묶어서 통계를 비교해야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몇년간 우리나라의 1월 무역수지는 2008년 40억달러, 2009년 38억달러, 2010년 8억달러 적자였으며, 2011년에만 예외적으로 고가의 선박 인도 등 조선분야 수출호조에 힘입어 25억달러 흑자를 냈다.
1월의 분야별 수출 실적을 보면, 석유제품(39.5%) 수출이 가장 크게 증가했고 일반기계와 자동차도 각각 6.7%, 4.1% 신장했지만, 이외의 주요 품목들은 대다수 감소했다.특히 선박과 무선통신기기가 각기 41.5%, 39.7% 줄었고, 액정디바이스(-14.6%), 반도체(-8.5%), 석유화학(-3.0%), 자동차부품(-0.8%) 등도 감소했다.
수출 대상국 별로는 재정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는 EU에 대한 수출이 무려 44.8% 감소해 유럽 재정위기가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60.9%), 미국(23.3%), 아세안(22.3%), 중국(7.3%) 등으로의 수출은 모두 증가했다.
수입의 경우, 원유와 가스 등 주요 에너지 도입물량 감소에도 이란 사태 등으로 인한 높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 흐름으로 인해 원자재 분야는 12.9% 늘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폭 증가세에 그쳤던 자본재는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이 크게 늘면서(98.5%) 15.9% 증가율을 보였지만, 소비재는 0.4% 줄었다.
지경부는 2월 전망과 관련, "1월에 비해 1일, 전년 동월 대비로는 4일간의 조업일수 증가가 수출 확대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낮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한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이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박은 인도물량 감소, 선박금융 불확실 등으로 당분간 수출증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 해결 지연, 이란 추가제재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때문에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