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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당명 놓고 여진 계속돼… 7일 의총서 논의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일 새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결정한 것을 둘러싸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고, 네티즌들도 대부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누리'가 '메뚜기'라는 의미도 있어서 '메뚜기당'이 됐다는 이야기에다 유치원 이름이나 강아지 이름 같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당명이 '새'로 희화해돼 '완전히 새 됐다'는 조롱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현역 의원들 가운데서는 쇄신파는 물론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측근까지 나서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의총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적지 않은 의원들은 "총선이 코앞인데 논쟁할 시간이 없다"며 반대하고 있어 새 당명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명 개정을 주도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3일 새 당명에 대해 `유치원ㆍ애완견 이름'이라는 비판이 나온데 대해 "유치원이면 어떠냐. 유치원생은 국민 아니냐"며 "국민의 친구가 되고, 국민의 종이 되겠다는 것인데 당명이 애완견 이름이 된다고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트위터를 통해 "스티브 잡스는 '혁신은 `아니오'란 말을 천번 하는데서 비롯된다'고 했는데 저희는 이제 막 아니오를 시작했다"면서 "새누리당의 이름으로 내용까지 혁신해 희망을 드리는 새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밝혔고, 박근혜 비대위원장 역시 새 당명에 대해 "강아지 이름같다",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는 등의 반대 의견이 많자 "강아지 이름에는 메리도 있고 쫑도 많은데, 메리는 성녀 마리아에서 유래했고 쫑도 존(John)의 의미여서 안좋은게 아니다"라면서 "이름을 바꾸고 나서 계속 잘해가느냐가 중요하다. 전문가의 말을 듣는게 좋겠다"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 당명을 탐탁지 않아 하는 의원들이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당명 의결 과정에서 비상대책위 내부에서도 '새누리당'으로 정하는 것을 놓고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관계자는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강아지 이름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 일부 비대위원은 '누리'가 들어간 교회 명칭을 거론하면서 새 당명이 종교편향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고, 새 당명이 '나 완전히 새 됐어'란 가사가 들어 있는 가수 싸이의 노래 '새' 등을 통해 희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수 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도 홈페이지를 통해 "(새 당명이) 유치원 이름으로는 괜찮다"면서 "누리는 세상을 뜻하지만 한편으론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메뚜기과의 곤충을 지칭하기도 해 '메뚜기당'이란 별명이 생기게 되었다"고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새 당명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도 좋지 못한 상황인데, 한 네티즌은 "새메뚜기당이냐고 놀리는 사람들이 많고 어감도 안 좋아 안타깝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편, 이처럼 새 당명에 대해 반응이 여론이 좋지 않자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측근 유승민 의원이 당명 개정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묻기 위한 의총 소집을 요구해 새 당명과 관련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유 의원은 "새 당명은 정체성이 없다.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면서 "당명은 선거를 치를 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비대위에서만 의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도 오전 쇄신파 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 "의견 수렴을 위한 의총은 필수"라며 "이명박 정부가 비판을 받았던 것은 결과보다 민주적 절차와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새 당명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자 황 원내대표는 오후 당사무처에 오는 7일 당명 개정과 관련한 의총 개최를 지시, 새 당명 문제가 의총으로 넘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