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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정치권 복지공약 5년간 최대 340조 소요" 추산

[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정치권이 양대 선거를 앞두고 쏟아내고 있는 복지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향후 5년간 최대 340조원이 소요돼 재정 지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복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포퓰리즘(선심성 공약)'에 대해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20일 과천청사에서 복지 TF 첫 회의를 가진 이후 김동연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복지 부문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공약들을 분석한 결과 (소요재원이) 연간 43조~67조원, 앞으로 5년간 220조~340조원 규모로 추계됐다"며 "현재 정치권의 공약들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을 하는 수준이어서 한정된 재원 여건에서 정제되지 않은 복지제도를 무분별하게 도입하면 꼭 필요한 서민복지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것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한정해 사회간접자본(SOC), 중소기업 지원 등을 제외하고 순수 복지부문 공약들의 소요재원만 추산한 것으로, 두 당이 내놓은 복지공약 중에서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부분은 단일 항목으로 계산했다.

기재부는 재정 당국으로서 정치권이 내놓은 복지공약들을 현재 재정 수준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재원을 마련하려면 증세 또는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복지공약을 `일하는 복지'와 `지속 가능한 복지' 등 복지 원칙에 맞는지 철저히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 공약 중에 원칙에 맞는 내용은 복지 TF가 정치권과 함께 검토하고, 그렇지 않은 공약들은 대차대조표를 토대로 실천 가능성 등을 따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구체적인 재원마련 대책이 반드시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정치권에 제안했다.

복지 TF는 월 1회 개최를 원칙으로 하되 여건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영되며, 최근 도입한 새로운 복지정책이 제대로 성과를 내는지 점검하고 정치권 복지공약의 재원 대책과 효과성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기재부뿐 아니라 관계부처 1급(차관보급) 간부가 참여하는 범부처 복지 TF도 사안이 발생하면 수시로 소집하기로 했다.

김 차관은 "최근 정치권이 총선 일정을 앞두고 많은 복지공약을 양산하고 있다"며 "정부 전체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복지정책을 조망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