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윤여준 본지 회장(전 환경부 장관)이 23일 서울 플라자호텔 메이플홀에서 한국경제연구원(원장 최병일, 이하 한경연 www.keri.org)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강연한 '공공성을 수호하는 대통령의 리더십'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발언이 정·재계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윤회장은 ‘2012 KERI 포럼: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리더(2012 KERI Forum:New Leadership in KOREA)’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대통령은 공공성의 상징인 국가의 흥망성쇠를 책임질 사람"이라며 "대통령은 시대적 과제를 반영한 비전 제시와 비전을 실현할 정책 창출, 인재 등용 등의 능력을 발휘하는 국가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회장은 "대통령은 자신이 행사하는 권력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며 "국민이 공공성을 수호하라고 국가권력을 줬다는 의식이 투철해야 하고 높은 도덕성이 동반되어야 하나 그렇지 못하게 될 때 사유의식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윤회장은 "김영삼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를 못 받았다"며 "이들이 권력의 사유화를 통해 공공성을 파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전제 하에서 역대 대통령에 대해 "이른바 민주화 정부 수립 이후에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소수 측근 중심의 국가 운영이라는 문제점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강부자·고소영' 내각 등 사적 인연의 사람들을 고위공직에 많이 써 공공성을 파괴했다"며 "임기가 아직 남기는 했지만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들이 창업과 수성의 차이를 잘 모르고 대통령에 취임해서 평가가 안 좋다"며 "임금의 시대에도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이 어려웠는데 민주화시대에는 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윤회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윤회장은 "유권자의 64%인 20대, 30대, 40대를 만나보니 이들의 분노를 논리적으로 설득할 단계는 지나보이더라"며 "국민들은 가난한 나라를 원하지도 않겠지만 풍요로운 권위주의 역시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치적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려면 그 기반인 경제민주주의는 불가피하며 시장경제만으론 경제민주주의가 안 된다"면서 "여기 계신 분들은 다소 불편할 수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현재 정치권에서 경제 민주화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불평등이 구조화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통칭해서 말하는 것이 경제 민주화"라고 정의했다.
이날 청중들 가운데는 전경련 회원사 자격으로 참석한 이들도 적지 않아 윤회장의 발언에 잠시 술렁이기도 했다.
실제로 한 참석자는 "기업의 경우 주주 등이 주식 소유 비중에 따라 나름의 회사 지배구조에 따라 움직이는데 경제민주화 이야기는 이해 안 가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하며 자세한 풀이를 요구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의 평가가 강도 높게 나왔을 뿐 아니라 윤회장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의는 '시장경제 복원만이 사회 양극화 해소의 대안'이라고 주장해온 전경련과 한국경제연구원의 평소 견해와 다른 것이라서 이날 윤회장의 발언은 정·재계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윤회장이 언급한 권력의 사유 개념에 대한 공공성의 재정립과 경제민주화를 언급한 부분은 부분과 총선, 대선을 앞두고 있는 2012년의 전 국민의 중요한 논점이 되고 있다.